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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2017.12.22 18:58


올해 게임업계는 다이나믹했다. 단시간에 글로벌 열풍을 일으킨 ‘배틀그라운드’의 부상과 함께 모바일을 점령한 ‘리니지’ 형제들의 돌풍이 거셌다. 해외에서도 Wii U로 참패를 면치 못한 닌텐도가 신형 콘솔 ‘스위치’를 앞세워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이처럼 주요 플랫폼을 움켜잡은 강자들의 등장이 뚜렷했던 한 해였다.

업계를 뒤흔드는 큰 이슈도 많았다. 가장 큰 부분은 국내를 넘어 서양권에서도 도마에 오른 ‘랜덤박스’ 논란이다. 이 외에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뇌물수수 의혹에 휘말리며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업계 내부에서도 ‘크런치 모드’로 대표되는 강도 높은 노동이 화두에 오르며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생기기도 했다. 연말을 맞이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동쳤던 2017년 게임업계 10대 뉴스를 살펴보는 시간을 맞이했다.

1. 셋이 합쳐 연 매출 6조, 모바일 잡은 3N 부상


▲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CI (사진제공: 각 게임사)

[관련기사]

올해 연 매출 2조 돌파를 눈앞에 둔 게임사가 세 곳이나 있다. ‘3N’으로 묶이는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다. 넥슨과 넷마블은 올해 3분기까지 연 매출 1조 8,000억 원 이상을 달성하며 ‘2조 클럽’ 입성을 확실시했다. 엔씨소프트는 앞선 두 회사보다는 다소 부족한 1조 2,254억 원이나 지난 3분기에만 7,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하며, 이 수준을 4분기까지 유지하면 2조 돌파가 가능한 수준이다. 세 회사가 모두 연 매출 2조를 이룬다면, 총 금액은 6조 원을 넘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바일을 휘어잡았다는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2,000억 원을 기록한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큰 매출 성장을 이뤘다. 엔씨소프트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3분기에 ‘리니지M’을 중심으로 모바일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88% 뛰었다. 넥슨 역시 ‘던전앤파이터’ 중국 성과에 올해 하반기에 출시한 ‘AxE’가 모바일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실적를 거뒀다.

2017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게임시장 규모는 11조 5,703억 원으로 전망된다. 3N이 올해 2조씩, 연 매출 6조를 달성한다면 3N 매출만 전체 시장의 52%에 달한다. 여기에 시장 성장률은 6.2%로 전망된다. 즉,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와중 선두업체의 점유율이 늘어나며 대형 기업과 중견 및 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이다. 3N이 시장을 점령하는 와중, 업계 여기저기에서는 연말을 앞두고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는 상반된 분위기가 이어진 한 해였다.

2. 주식시장 신성, 넷마블게임즈와 펄어비스 상장


▲ 넷마블게임즈와 펄어비스 CI (사진제공: 각 게임사)


주식시장에서도 게임사는 떠오르는 신성이었다. 새로운 대장주 넷마블게임즈, 그리고 펄어비스가 올해 상장한 것이다. 이 외에도 ‘히트’와 ‘오버히트’ 개발사 넷게임즈도 올해 상장했으며, 카카오게임즈 등 상장을 예고한 게임사도 속속들이 등장했다. 증권가를 향한 게임사의 진격이 뚜렷했던 한 해였다.

우선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5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15만 7,000원이었으며 시초가는 16만 5,000원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첫 출발을 보였다. 당시 넷마블은 상장 첫 날, 14조 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달성하며 기존 국내 게임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를 제쳤다. 여기에 ‘리니지2 레볼루션’의 뒤를 이을 대형 신작 타이틀 출시와 함께 글로벌 진출에 집중하며 올해 연 매출 2조를 눈앞에 두게 됐다.

코스피 대형어가 넷마블이었다면 코스닥에서는 펄어비스가 눈길을 모았다. 첫 작품 ‘검은사막’ 하나로 누적 매출 3,400억 원을 달성한 펄어비스는 올해 9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90% 수준인 9만 2,700원이었으나 현재 주가는 22만 5,000원이다. ‘검은사막’이라는 탄탄한 매출원이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지만 향후 성장을 위한 새로운 게임이 요구되는 때다. 이에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콘솔과 모바일 버전과 함께 MMO 신작 4종을 준비 중이다.

3. 무서운 소녀들, 중국 게임 모바일 시장 침공


▲ '소녀전선'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카페)


올해의 또 다른 화두는 중국 게임이다.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국내 모바일 시장을 향한 중국 게임의 침공이 매우 거셌다. 인지도 있는 국내 게임사에서도 중국 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상반기에는 네시삼십삼분의 ‘의천도룡기’, 카카오의 ‘여명’, 넷마블게임즈의 ‘펜타스톰’, 스마일게이트의 ‘탄’이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숨은 강자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큰 마케팅 없이 구글 플레이 매출 3위까지 오르며 기염을 토한 ‘소녀전선’이다. ‘소녀전선’은 중국 게임사가 ‘총기 모에화’라는 일본적인 소재로 만들어, 대만 퍼블리셔가 한국에 출시한 매우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처음에는 많은 주목을 끌지 못한 ‘소녀전선’이 흥행에 오르며 미소녀를 앞세운 중국 게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소녀전선’ 이후 출시된 ‘붕괴3rd’, ‘벽람항로’ 등 중국 미소녀게임 신작들이 속속들이 국내에 소개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을 향한 국산 게임의 공세는 한 풀 꺾였다. 올해 초에는 ‘사드’로 인해 발생한 ‘한한령’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기 시작하며 업계의 사기가 내려갔다. 여기에 한국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도 중국 모바일게임 다수가 두각을 드러내며 중국의 개발력이 한국을 추월했다는 자조적인 평가도 곳곳에서 나왔다.

4. 게임, 스트리밍, e스포츠까지, 돌풍의 핵 ‘배틀그라운드’


▲ '배틀그라운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블루홀)


북미 및 유럽에서 진행되는 게임 시상식 GOTY는 한국과 인연이 없던 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출시 직후부터 급격한 상승세에 올라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배틀그라운드’다. 해외 언론에서도 GOTY 후보로 입에 오르내렸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아르마3’ 모드 개발자가 만든 실험적인 ‘배틀로얄’ 게임이었던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앞서 해보기(얼리 억세스) 단계에서 ‘도타 2’를 밀어내고 역대 가장 많은 일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달성한 게임으로 등극했다. 여기에 5개월 만에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지난 11월에는 판매량 2,400만 장을 돌파했다.

PC에서 얻은 유명세는 콘솔에도 이어졌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14일에 Xbox One 버전이 출시됐는데 이틀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한 것이다. 최대 100인이 거대한 섬에서, 무기와 물품을 챙기며 생존게임을 벌이는 직관적인 게임성을 앞세운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업계에 ‘배틀로얄’ 장르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여기에 그 파급력은 비단 게임에 그치지 않았다. 가장 큰 부분은 스트리밍과 e스포츠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스트리밍을 통한 입소문이다. 게임 한 판에 다양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게임성은 재미있는 방송을 원하는 스트리머를 불러들였고, 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인기도 치솟게 된 것이다. 그리고 스트리밍을 통해 입증된 ‘보는 재미’는 자연스럽게 e스포츠화로 이어졌다. 특히 연말부터 OGN, 아프리카TV 등 국내 방송사가 공식 리그를 출범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려 한다.

5. 한국을 넘어 서양까지 번진 ‘랜덤박스’ 논쟁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설문조사 (자료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현재 게임사와 게이머 사이에는 ‘랜덤박스’를 가운데 둔 적대적 기류가 있다. 우선 국내의 경우 둘 사이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 중 하나가 ‘0.00…’으로 시작하는 ‘랜덤박스’다. 극악한 확률도 확률이지만 일부 게임에서 터진 확률 조작 논란이 겹치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여기에 기존보다 ‘희귀 아이템’에 대한 조건을 더한 강화된 ‘자율규제’가 7월에 시작됐으나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유일한 패널티라 할 수 있는 ‘미준수 업체 공개’는 없다.

국내의 경우 ‘랜덤박스’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업계가 스스로 하겠다고 나선 ‘자율규제’마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여론을 타고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랜덤박스’에 집중포화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 국회에는 ‘랜덤박스’ 규제법이 3개나 발의되어 있으나, 이를 막겠다고 게임업계가 내세운 ‘자율규제’는 너무나 구멍이 많다.

더 주목할 점은 북미와 유럽에서도 ‘랜덤박스’ 논란이 거세게 일어난 점이다. 불씨를 당긴 게임은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다. 돈을 주고 구매하는 패키지 게임임에도 캐릭터와 장비를 랜덤박스로 구매하게 하며 원성을 산 것이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의 랜덤박스는 EA가 취소했으나 파급 효과는 컸다.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에서 ‘랜덤박스’의 도박성이 화두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는 ‘랜덤박스’ 규제법을 준비 중인 의원이 등장했다. 모바일 양대마켓, 애플 앱스토어는 게임에 있는 랜덤박스 확률을 공개하지 않는 게임은 앱스토어에서 내리겠다는 강경책을 꺼냈다.

6. 신청 업체 0, 지지부진한 자율심의


▲ 자율심의를 소재로 한 이구동성 만평


앞서 국내 게임업계에서 진행 중인 ‘자율규제’가 미진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지지부진한 것은 자율규제만이 아니다. 올해 1월부터 관련 법이 시행된 ‘자율심의’도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첫 삽’은 자율심의를 할 게임사다. 모바일은 물론 PC, 콘솔, VR 등 다양한 플랫폼을 대상으로 게임사가 직접 게임을 심의할 권한을 주는 자율심의는 1월 1일부터 시작됐으나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까지도 선정된 게임사가 하나도 없다.

심의는 국내 게임사에게 아주 민감한 이슈다. 심의를 통과해 연령등급을 받아야 게임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게임사가 자율심의 신청을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조건이 까다롭다. 심의 결과를 온라인으로 주고 받는 연동 시스템도 만들어야 하고, 추가 인력에 사후관리 민원까지 맡아야 한다. 여기에 가장 심의 수요가 많은 모바일은 구글과 애플이 자율심의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도 굳이 ‘심의 권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종합하면 절차도 까다롭고, 니즈도 크지 않기 때문에 자율심의는 1년이 다 되도록 시작도 못했다. 하지만 올해에도 심의에 얽힌 굵직한 이슈가 이어졌다. ‘단간론파’ 출시 취소, ‘리니지2 레볼루션’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판정, ‘소녀전선’ 등급 재분류 등이다. 이 중 ‘리니지2 레볼루션’과 ‘소녀전선’은 게임위의 사후관리로 발생한 이슈지만 업계에서도 게임을 좌지우지하는 심의에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율심의’는 그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7. 크런치와 임금체불, 게임업계 노동환경 개선 촉구


▲ 게임업체 노동관계법 적발내용 (자료제공: 고용노동부)


게임업계 내부에서도 경각심을 일으키는 이슈가 있었다. 바로 업계 종사자들의 노동환경이다.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한 국내 게임사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가 속속들이 밝혀지며 야근과 임금체불이 상당하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직원 중 63%가 주 12시간으로 정해진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고용노동부는 다른 IT 업종과 비교해도 게임업체 근로시간 위반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는 소위 ‘크런치’와 함께 화두에 오른 것이 포괄임금제다. 포괄임금제는 쉽게 말해 ‘일주일에 이 정도의 연장근로를 한다’를 가정하고 회사와 직원이 근로계약을 맺는 것이다. 그러나 계약한 시간을 넘기거나 법정근무시간을 초과해도 추가수당을 주지 않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며 직원 입장에서는 ‘공짜야근’을 하게 된다. 즉, 시간당 임금을 명시하지 않는 포괄임금제는 야근을 부추기는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노동문제는 넷마블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위메이드아이오에서도 휴일 출근 강요에, 목표 일정까지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면 휴일수당을 반납하라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가 이를 취소한 바 있다. 게임업계에서 ‘인력’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올해부터 야근 줄이기에 돌입한 넷마블을 기점으로 내년에는 조금 더 나은 노동환경을 제공하는 게임업계가 되어가길 바란다.

8.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금품 수수 혐의


▲ 한국e스포츠협회 로고 (사진제공: 한국e스포츠협회)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게이머에게 친숙한 정치인이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게임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내며 다양한 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 한국e스포츠협회 협회장으로 활동했고, 주요 행사에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하며 친숙한 이미지를 앞세웠다. 그러나 전병헌 전 수석에게 두 가지 큰 사건이 터졌다. 하나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것, 또 하나는 뇌물수수 혐의로 정무수석에서 물러나고 검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주 내용은 전병헌 전 수석이 2015년에 재승인을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을 압박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3,000만 원을 후원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전병헌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윤 모씨와 김 모씨, 브로커 배 모씨가 구속됐으며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과 사무국장도 전병헌 수석이 의원시절에 비서와 인턴의 월급을 협회 돈으로 지급하고, 비서관에게 법인카드르 건넸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전 전 수석은 지난 11월에 사의를 표명했으나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비서관의 일탈과 본인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검찰의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e스포츠협회가 뇌물 수수 혐의에 휘말리며, 후원사 유치에 난항을 겪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회원 자격을 상실했다. 정식체육화를 위해 힘을 내야 할 타이밍에 오히려 맥이 빠지는 형국이다.

9. 젤다와 마리오 선두, 전세계를 사로잡은 스위치 열풍


▲ 닌텐도 스위치 국내 출시 현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올해 콘솔 시장은 닌텐도의 대반격으로 압축된다. Wii U의 참패를 딛고 닌텐도가 내놓은 신형 콘솔 ‘스위치’가 급격한 흥행세에 오른 것이다. 이를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수치는 판매량이다. 닌텐도 스위치는 발매 9개월 만에 전세계 판매량 1,000만 대를 달성했다. 2년 간 1,300만 대가 팔렸던 Wii U와 비교하면 괄목할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소니와 MS와의 콘솔 경쟁에서 뒤쳐졌던 닌텐도는 그간 구겨졌던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스위치’ 성공을 이끈 주역은 닌텐도의 ‘믿을맨’이다. ‘스위치’와 동시에 시장에 나온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출시 초기에 ‘스위치’ 판매량을 견인한 대표 타이틀로, 2017년 GOTY를 휩쓸며 올해 최고의 콘솔 게임에 등극했다. 여기에 ‘마리오’가 가세했다. 지난 11월에 국내에 출시된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는 맵 곳곳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숨겨진 ‘블루문’을 찾아내는 모험적인 요소를 앞세워 기존 시리즈와 다르면서도 매력적인 게임성을 어필했다.

하지만 한국은 올해 연말이 되어서야 ‘스위치’ 열풍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출시보다 8개월이나 늦은 12월에 ‘스위치’가 국내에 정식 출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기 자체는 한국어화가 진행되지 않았고, 다양한 게임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닌텐도e샵’도 국내에는 열려 있지 않다. 여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정식 출시되는 게임 수도 부족하다는 평이다. ‘스위치’ 출시는 반갑지만 100% 현지화가 완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10. 가격, 올인원, 게임,  2세대 VR 시대 성큼


▲ HTC 바이브의 무선 VR 기기 '바이브 포커스' (사진출처: 바이브 포커스 공식 홈페이지)


당초 2016년에 예고됐던 ‘VR 원년’은 아직도 오고 있지 않다. 초창기 열풍은 다소 사그라들었고,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업이 운영하는 VR 어트랙션이 먼저 뜨는 분위기다. 즉, 게이머 입장에서 VR 열기를 실감하기란 아직도 쉽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세 가지다. 100만 원 대에 달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 어렵고 불편한 설치, 게임 부족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기존의 단점을 보완하여 시장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업계의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 역시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해볼 수 있다. 올인원, 가격, 게임이다. 우선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PS VR 등 소위 1세대 VR 기기 가격 인하가 동시에 진행됐다. 여기에 MS 역시 올해 VR과 AR을 합친 ‘윈도우 MR’을 기존 기기보다 높은 성능에,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강조된 것이 올인원이다. VR 기기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오큘러스와 HTC 바이브 모두 PC 연결이 필요 없는 무선 VR 신형 기기를 발표했다. 즉, VR 하드웨어 업체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설치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 연말부터 ‘폴아웃 4 VR’,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VR’ 등 기대작 출시가 이어지며 ‘킬러 콘텐츠 부재’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중이다. 이러한 노력이 더해져 내년에는 진정한 ‘VR 원년’이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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