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무어의 법칙

by PC전문가 posted Apr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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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맞은 ‘무어의 법칙’

‘반도체 집적도가 2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사수하기 위한 D램 업체들의 노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D램 회로선폭이 30나노 초반까지 무어의 법칙이 적용될 것으로 봤지만, 최근 업계 움직임으로 볼 때 이마저도 힘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형·다기능화되는 전자산업의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회로선폭의 미세화보다는 패키지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지난주 청주 제3공장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어의 법칙이 작동하지 않는다.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50나노 때와 40나노 때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D램이 물리적으로 한계에 부딪혔다고 분석한다. 트랜지스터 회로 선폭이 얇아지면 정보를 저장하는 커패시터도 폭도 줄어드는데, 이를 보상하기 위해 높이를 높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커패시터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다른 커패시터와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30나노 초반이 마지노선으로 불리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무어의 법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커패시터가 없는 D램, STT-M램과 함께 3차원 패키지 공법 등이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라오 투말라 조지아테크 교수는 반도체 산업 발전의 해답을 패키지에서 찾자고 이야기한다. 그는 “무어의 법칙만으로는 초소형·다기능의 디지털컨버전스 구현이 불가능하다”며 “시스템온패키지(SoP) 기술이 발전해야만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했다.

 투말라 교수는 무어의 법칙을 잇는 전자공학 제2법칙(패키지 집적도)을 10년 전 발표한 인물이다. 그의 법칙은 ‘시스템 내 부품 집적도는 3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무어의 법칙이 시스템온칩(SoC)을 기반으로 하는 것에 비해 SoP를 기초로 하고 있다.

애틀랜타(미국)=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투말라 교수 인터뷰>

투말라 조지아테크 교수는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SoP의 잠재력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무어의 법칙을 기본으로 하는 SoC는 설계·공정이 복잡하고 지식재산권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SoP는 설계가 쉽고 저렴한 비용의 공정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기업들이 차세대 공정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현실에서 패키지 기술로 극복하자는 주장이다.

 투말라 교수는 “저비용, 고성능의 32나노 기술이 완성되기 위해 무어의 법칙을 따라 반도체소자 공정이 32나노로 발전하듯, 시스템 공정도 마이크로에서 나노로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말라 교수가 이끄는 조지아테크 패키징연구센터(PRC)는 전 세계 70개 회사와 협력해 휴대형기기, 노트북PC, 의료기기에 쓰는 시스템의 소형화 연구에 주력한다. 투말라 교수는 “10여개의 SoP 기술과 관련 한국·일본·미국·유럽의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삼성, LG, 하이닉스와 패키지 기술과 관련 긴밀히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재미 한인기업 비상이 개발한 3차원 IC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금은 3차원 IC가 비용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SoP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회사들이 3D IC를 연구하고 있는만큼, 업계가 궁극적으로는 이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투말라 교수는 지난 1993년 조지아테크에 부임하기 전 IBM에서 펠로로 활동, 전자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1970년대 평판 패널 디스플레이 개발을 주도했으며, 1980년대에는 멀티칩모듈(MCM), 저온소성세라믹기판(LTCC) 등의 개발에 앞장섰다. IBM 내 패키징연구팀을 이끌면서 패키지기술의 산파역할을 톡톡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