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AMD의 첫번째 PC용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페놈'이 20일 공식 출시됐다. 이 제품은 실리콘 다이 하나에 코어 4개가 집적된 PC용 쿼드코어 프로세서다.
AMD코리아는 경쟁사인 인텔이 2개의 다이에 듀얼코어 제품 2개를 집적해 구성한 쿼드코어보다 페놈이 더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AMD가 강조하는 페놈의 특징은 크게 5가지로 볼 수 있다.
◆코어 4개가 다이 하나에
쿼드코어 프로세서는 인텔이 지난 2006년 11월에 서버용, 12월에 PC용을 선보이며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AMD가 1년이나 늦게 쿼드코어 제품을 출시하면서도 우위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진정한' 쿼드코어라는 점 때문이다.
인텔의 쿼드코어는 다이와 다이 사이를 프론트 사이드 버스(FSB)로 연결해 마치 코어가 하나의 다이인 것처럼 인식하고 서로 동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코어 속도가 2GHz, 3GHz 정도로 빠른데 반해 FSB의 속도는 최대 1066MHz이기 때문에 교통체증과도 같은 '병목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AMD코리아 김재민 이사는 "코어 속도가 빨라도 전체 시스템의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AMD 페놈은 하나의 다이에 4개의 코어가 집적됐기 때문에 FSB를 거칠 필요없이 코어들이 서로 연결돼 동작한다. 김 이사는 "클럭 스피드를 과도하게 높이지 않아도 '트루 쿼드코어'기 때문에 각 코어들이 크로스바로 연결돼 상호 동작하면서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 AMD코리아는 인텔의 동급 제품이나 기존 제품과의 정확한 성능 비교 수치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대신 김 이사는 "동일한 성능에서 소비자들은 최대 1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며 가격 우위를 내세웠다.
◆PC CPU에도 L3 캐시…통로는 2개
페놈의 새로운 특징중 또 하나는 바로 L3 캐시 메모리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캐시 메모리는 CPU가 동작하면서 자주 처리하는 연산 정보들을 일시적으로 저장해두는 임시 저장소 역할을 한다.
보통 PC용 프로세서에는 L2 캐시 메모리까지만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도 비싸고 CPU 내 집적 공간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AMD는 페놈에 L3 캐시 메모리를 내장했다. L2 캐시에 문제가 생겨 데이터가 손실돼도 L3 캐시에서 한번 더 저장할 수 있어 안정성이 향상된다.
용량도 늘어나, CPU 코어들이 메모리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기 때문에 처리 성능이 향상되는 효과도 낳는다.
페놈은 CPU 내부 캐시 메모리 외에 외부 메모리와 연결되는 채널도 듀얼로 구성됐다. 이 역시 일반적인 CPU들은 한개의 채널로 연결돼 있다.
1066MHz 대역폭의 FSB가 CPU와 메모리 사이를 이중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CPU와 메모리 사이의 병목 현상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AMD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특히 경쟁사인 인텔처럼 CPU와 메모리를 '노스브릿지'로 연결하는 게 아니라 각각의 CPU를 메모리와 직접 연결하는 '다이렉트 커넥트 아키텍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CPU 자체 뿐만 아니라 전체 시스템의 성능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
여기에 AMD 기술인 '하이퍼트랜스포트 3.0'도 적용돼 하나의 코어가 동작할 때 다른 코어들이 새로운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메모리 관련 성능이 높아지면 고해상도(HD) 영상이나 3D 게임과 같은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수월하다.
김 이사는 "HD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강력한 CPU 성능과 함께 메모리 연산이 많아지는데, 메모리와 CPU 연결 기술을 향상했기 때문에 2차선 도로를 8차선, 10차선으로 넓혀놓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저소음-저발열-저전력 구현한 쿨앤콰이어트 2.0
코어가 4개씩 되다보니 각 코어별로 전력 사용량을 관리해 전체 소모 전력을 줄이려는 노력도 더했다. AMD코리아는 저전력 프로세서를 구현하기 위해 '쿨앤콰이어트2.0' 기술을 공개했다.
김재민 이사는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PC용 응용 프로그램들은 아직 싱글코어에 최적화 돼 있는 것들이 많아서 쿼드코어 PC를 사용해도 코어는 하나만 동작한다"고 설명한다.
이 경우 놀고있는 나머지 3개의 코어가 쓰는 전력량을 거의 0의 상태로까지 낮춰 PC 전체가 소모하는 전력량을 낮춘다는 것.
물론 코어가 잠깐 동작하지 않는다고 갑자기 전원을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쿨 코어' 기술을 적용해 코어의 클럭 스피드를 단계적으로 조절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PC를 사용하지 않고 전원만 켜 놓은 '대기 상태'가 되면 아예 전원을 차단해 전력 사용량을 줄인다.
AMD코리아는 페놈을 탑재한 PC가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과 페놈 탑재 제품 출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전자상가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CPU만 별도 구매하거나 조립형 제품으로 구입하는 것은 20일부터 즉시 가능하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