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기획상품처럼 전략적으로 만들어라"

by 파시스트 posted Mar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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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GDC 특별취재팀 입력 2016-03-17 15:25:21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사의 가장 큰 고민은 마케팅이다. 게임을 잘 만들어 놓아도, 눈에 띄지 못하면 그대로 사라지고 만다. 왠만한 비용으로는 슈퍼셀, 킹과 같은 글로벌 회사들이 전방위로 쏟아붓는 마케팅 융단 폭격 속에 파묻히고 만다. 심지어 국내 선두를 달리는 넷마블조차 위협을 느낄 정도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도 "글로벌 회사들은 히트작이 벌어들인 돈으로 전 세계에 대규모 마케팅을 한다. 여기서 대응이 늦어지면 한국 게임사는 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위기의식을 공유한 바 있다.

물론, 이런 글로벌 회사들의 대규모 마케팅은 북미 개발자들에게 있어서도 위협적이다. 북미에서도 이제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이루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 시장 상황에서 북미 전문가들이 선택한 생존 방법은 ‘타겟 마케팅’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16’이 16일(현지시간), 어느덧 3일째에 접어들었다. 현재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작년에 이어 모바일게임인 만큼, 올해도 어김없이 모바일게임 관련 세션이 가상현실 강연에 비견할 정도로 많이 마련됐다. 다만 주목하는 테마가 바뀌었다. 작년이 중국 진출이었다면, 2016년에는 글로벌 시장을 대장으로 한 효과적인 타겟 마케팅에 대한 논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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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에이프게임즈 시몬 헤이드 COO

출시 후는 늦다, 게임 기획 단게에서 마케팅 고민해라

일반적으로 타겟 마케팅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한 경향을 지닌 사람들을 고객으로 상정하고 그에 알맞은 홍보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향이 북미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개발사들도 게임을 출시할 때 장르에 따라 타겟층을 나눈다. 가령, 미드코어 이상 RPG는 20~30대 남성을, 귀여운 캐릭터가 들어간 퍼즐류 캐주얼게임은 여성 유저를 주 공략 대상으로 삼는 식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는 시기다. 국내는 게임 출시가 가까이 왔을 때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북미 담당자들은 게임 장르를 정할 때부터 마케팅 전략도 함께 세우라고 조언한다.

‘라이벌킹덤’ 개발사 스페이스에이프게임즈 시몬 헤이드(Simon Hade) COO는 “하드코어 전략게임으로 돈을 벌겠다고 맘을 먹었다면, 타겟 유저층을 ‘하드코어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고 뭉뚱그려 정하면 안 된다. 하드코어 전략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성향이 다양하다. 판타지 세계관을 좋아하는 유저, 아니면 SF 세계관을 선호하는 유저. 그리고 같은 판타지 세계관을 좋아하는 카테고리 속에서도 원하는 그래픽 스타일, UI 등으로 타겟을 세분화할 수 있다. 이런 세세한 계획은 게임 출시 후에 세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애초에 타겟으로 삼은 유저들이 반드시 좋아할 만한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라이벌킹덤'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스페이스에이프게임즈는 '라이벌킹덤’ 기획 초기부터 타겟 유저를 명확히 설정했다. 판타지 세계관 하드코어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를 대상으로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진행하고, 선호하는 그래픽 풍, 게임 시스템을 조사했다. 그리고 철저히 타겟 유저 취향에 맞춰 게임을 제작했다. 즉, 모바일게임도 기획 상품처럼 전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출시 후 마케팅은 하드코어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유저가 주로 분포한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실제로 스페이스에이프게임즈는 한국에도 ‘라이벌킹덤’ 마케팅을 집행했다. 또한, 다운로드 페이지 소개 이미지도 ‘라이벌킹덤’의 방대한 콘텐츠를 강조하는 내용들로 꾸렸다. 그 결과,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헤이드 COO는 “‘라이벌킹덤’은 한달에 240억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론칭 당시 들였던 마케팅 비용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철저히 타겟 유저층에 맞는 게임과 마케팅을 집행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타겟 유저가 선호하는 채널로 홍보하라

스포크앤휠 스트레테지 다나 트레벨라(Dana Trebella) 대표도 게임 기획 초기부터 마케팅 전략을 함께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애플 앱스토어에서 오랫동안 인기 1위를 차지했던 인디게임 ‘필로티어(Pilloteer)’의 홍보 담당자로, 게임 소개 스크린샷부터 트레일러까지 모든 마케팅 리소스를 개발 초기부터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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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크앤휠 스트레테지 다나 트레벨라 대표

준비된 이미지와 트레일러는 게임 전문지와 트위터를 통해 배포했다. 두 매체의 공통점은 모두 게임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인디게임에 호의를 지니고 있는 유저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필로티어’는 독특한 그래픽과 어려운 난이도를 매력으로 내세운 인디게임이기 때문에, 대중을 상대로 한 옥외 광고나 티비 CF는 효과가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이 전략은 통했고, ‘필로티어’는 출시 첫 주에 북미 애플 앱스토어 추천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트레벨라 대표는 “하루에 출시되는 게임이 엄청나게 많은데, 출시 후에 마케팅 전략을 짜면 늦다. 타겟 유저층을 정하고 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로 게임을 가득 채워야 한다”며 “마케팅 비용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무조건 많이 노출되는 것보다, 홍보 대상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자주 소개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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