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엘지가 모니터와 TV 시장에서 일본과 유럽의 기라성같은 기업들을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선 것은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이젠 방송용 모니터와 같은 전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NAB Show 2010과 관련하여 3차례나 모니터포유 뉴스에 올랐던 티브이로직(TVLogic)을 방문해 보았다.

 

티브이로직(TVLogic)은 2002년에 설립된, 아직 10년도 안 된 벤처기업이지만 이미 국내 최대의 방송용 모니터 전문업체로 성장했으며, 생산량의 8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수출기업이기도 하다. 국내 방송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BBC, NBC, CBC 등 해외의 유수 방송국및 방송/영화 장비 대여업체 등에 납품하고 있고, 창립 이후 매년 NAB Show 등의 주요 전시회에 참가하여 인지도를 높여 왔다.

 

이 업체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얼마 전 열렸던 NAB Show에서 방송용 OLED 모니터, 방송용 3D OLED 모니터, 56인치 4K 모니터, Grade 1급 RGB-LED 모니터 등 최신 제품을 대거 선보였기 때문이다. OLED 제품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4K와 XVM 모니터는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제품들이다. 방송용 장비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소니조차 아직 출시하지 못한 제품을 국내 벤처기업이 들고 나갔으니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들 최첨단 제품을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 참고 : NAB((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전미방송사업자협회) Show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매년 4월 중순에 개최되는 방송 기자재 박람회로 1922년부터 개최되었으며, 현재 약 1,600여개 업체가 참가하고 약 9만 여명의 관계자들이 참관(2009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방송관련 전시회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nabshow.com)를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 티브이로직 이경국 대표가 계측기능이 포함된 모니터를 시연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방송용 OLED 모니터, LEM-150W

 

AM-OLED 패널은 요즘  최신 휴대폰이나 MP3 플레이어 등의 휴대기기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대형화가 더뎌 모니터나 TV에는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10인치 이상의 (상대적으로) 대형 사이즈의 디스플레이 기기에 AM-OLED를 적용한 제품으로는 2007년 12월에 출시된 소니의 XEL-1이라는 11인치 TV가 최초였다. 하지만, TV라고 하기엔 화면이 너무 작고, 수명도 부족했던데 비해 가격은 40인치 LCD-TV를 살 수도 있는 가격인 20만엔(한화 약 150만원)으로 높기 때문에 애초부터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 결국 올해 초에 OLED TV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게 되었다.

 

LEM-150W는 120Hz로 구동하는 AM-OLED 패널을 장착하였는데 해상도는 1536*768이고, 자발광 디스플레이의 특징인 넓고 우수한 시야각과 깨끗한 동작 특성, 그리고 높은 명암비가 장점이다. 무려 10만대 1의 명암비가 구현되고, 180도에 가까운 완벽한 시야각, LCD에 비해 1천배나 빠른 응답속도로 인한 깨끗한 동영상은 LEM-150W이 내세우는 최고의 세일즈 포인트이다.  

 

소니의 XEL-1은 소니의 기술력을 대니외에 과시하는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상용화에는 실패했고, 최근 15인치 OLED TV를 출시한 LG의 제품도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1~2천만원 짜리 장비가 세고 센 방송이나 영화, 의료, 그래픽 분야라면 얘기가 다르다. 좀 비싸더라도 원하는 화질만 나온다면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아직 많은 수요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TV로직의 OLED 모니터는 차별화된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소니와 같은 실패(?)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조만간, 혹시 기회가 되면 간단하게라도 리뷰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다.

 

 

※ 개발자가 LEM-150W의 화질을 점검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방송용 3D OLED 모니터, TDM-150W

 

TV로직은 이번 NAB Show에서 또 다른 세계 최초의 제품을 선보였다. AM-OLED 모니터인 LEM-150W에 3D 기능을 추가하여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3D 방송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TDM-150W이라는 모델명이 붙여진 이 제품은 SDI와 HDMI 입력단자가 각각 2개씩 제공되어 좌안용 영상과 우안용 영상을 따로 받은 후 이를 입체영상으로 보여 준다. OLED 패널이 120Hz로 구동하여 왼쪽과 오른쪽에 각기 60Hz씩의 영상을 배분함으로써 해상도 저하도 없고 주파수 감소로 인한 플리커 문제도 없앴다고 한다.

 

이제 막 불기 시작한 3D 영상시장의 바람에 선도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제품이라 하겠다.

 

 

※ 세계 최초의 방송용 3D OLED 모니터 TDM-150W

 

 

앞선 제품기획과 적절한 타이밍 덕분에 TDM-150W는 NAB Show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아니 단순히 주목만 받은 게 아니라 상까지 수상했다. 그것도 3개씩이나. 먼저, 미국의 유력 잡지사인 브로드캐스트 엔지니어링(Broadcast Engineering)社은 TDM-150W에 ‘Pick Hit Winner 2010’ 상을 수여했다. TV 테크놀로지(TV Technology)社도 ‘Star 2010상’을 주었고, 비디오그래피 매거진(Videography Magazine)은 ‘The Vidy Award 2010’이라는 상을 주었다. 앞서 가는 제품인만큼 업계에서도 제대로 인정을 해 준 셈이다.

 

 

※ 세계 최초의 방송용 3D OLED 모니터 TDM-150W, 3관왕 달성!

 

 

 

국내 최초의 방송용 4K 모니터, LUM-560

 

TV로직은 이번 NAB Show 2010에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방송용 4K 모니터를 선보였다. 4K란 수직해상도가 4천 화소(pixel) 정도가 되는 초고해상도를 뜻한다. 방송용의 경우 정확하게 1920*1080의 4배의 해상도인 3840*2160의 해상도를 일반적으로 4K급이라 하는데, 영화에서는 16 : 9보다 더 넓은 화면비율을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4K라 하더라도 정확한 해상도 수치는 약간 다르다.

 

3840*2160의 해상도는 고화질을 뜻하는 HD보다 높다 하여 UD(Ultra Definition) 부르기도 하고, HD의 4배 해상도라는 뜻에서 Quad HD라고도 하지만, 손쉽게 4K란 용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다시 이 UD보다 4배 더 큰 7680*432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와 카메라가 이미 (실험용으로) 개발되어 있기도 한데 SUD(Super UD) 혹은 8K라고 부른다.

 

LUM-560W는 3840*2160의 해상도를 가진 56.2인치의 LCD 패널을 채용하고 있으며 휘도 450nit, 명암비 1500 : 1, 시야각 176도(수평/수직) 등의 스펙을 갖췄다. HDMI, SDI, DVI 단자를 각각 4개씩 갖춰 다양한 영상 포맷 및 장비와의 호환성을 제공하며, 10비트 컬러를 지원하여 10억여 컬러의 풍부한 계조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이 제품은 3G-SDI를 지원하며 TVLogic의 컬러보정 유틸리티를 이용하여 더욱 정확한 컬러의 재현이 가능하다.

 

 

※ 4K 모니터 LUM-560W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TV로직 이경국 대표.

 

 

이번 NAB 전시회에서는 RED-1 디지털 캠코더로 촬영한 드라마 '추노'의 4K급 해상도의 원본 영상을 시연하여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추노는 원래 4K로 촬영되었지만 HD방송 포맷에 맞춰 1920*1080 해상도의 2K급으로 낮춰 방영한 것이었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HD를 시작한 나라도 몇 되지 않지만, 이미 방송사들은 차세대 초고화질 방송을 위해 초고해상도(4K급 UD, 8K급 SUD)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NHK가 선두에 서 있고 우리나라는 전자통신원(ETRI)과 KBS 등에서 초기 연구를 시작한 상태다. 

 

TV로직에 따르면 이미 KBS와 LUM-560W의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아마도 당분간은 방송쪽 보다는 이미 4K 디지털 영상을 상용화한 영화쪽에서의 수요가 더 많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TV로직은 NAB Show에서 추노의 4K 원본영상으로 LUM-560을 시연했다.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는 레퍼런스급 모니터, XVM-245W

 

앞에 세계 최초나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단 새로운 제품들이 3개나 소개된 관계로 이 제품이 상대적으로 덜 빛나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방송국에서 활용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 XVM-245W 모니터야말로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제품일 지 모른다. EBU 표준의 Grade 1급 모니터이기 때문이다.

 

XVM-245W는 RGB LED 백라이트를 채용한 광색역 패널을 사용하지만 SDTV와 HDTV 등 다양한 방송표준에 맞는 색역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10비트로 구동하는 LCD 패널을 장착하여 보다 부드러운 계조의 표현이 가능하며 3D LUT를 활용한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기능이 지원된다. 2개의 SD/HD SDI 단자 이외에 DVI, HDMI 단자도 1개씩 마련되어 있어 방송 뿐아니라 그래픽이나 영화쪽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가장 쉽게 얘기해서 이 모니터의 경쟁제품은 소니 BVM-L230과 같은 레퍼런스급 고정세 모니터이다. 레퍼런스급이란 말 그대로 기준이 되는 모니터로 해상도, 컬러, 모션 등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 방송국에서도 이 모니터를 기준으로 다른 모니터를 보정하곤 한다. BVM-L230은 성능과 기능면에서 최고의 방송용 모니터이지만 1천만원을 훌쩍 넘기는 높은 가격을 자랑했는데, XVM-245W은 물론 소니보다는 조금이라도 저렴하겠지만 가격으로 승부하려 만든 제품은 아니라고 한다. 이제는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신념으로 2년여에 걸쳐 개발, 고객사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음으로써 소니를 제치고 대형 납품건을 따내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참고로, 소니 BVM-L230의 유효화면은 23인치이지만 원래 사용된 패널 자체는 16 : 10 화면비율의 24인치 패널이다. 16 : 9의 HD방송 화면비율에 맞추기 위해 상단과 하단부를 철판으로 조금 가림으로써 23인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에 비해 XVM-245W는 24인치 패널의 전체 화면을 그대로 사용하고, 16 : 9의 화면 이외에 남는 부분은 모니터와 영상에 대한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데 활용한다.

 

 

 

 

HD방송은 이제 막 시작, 지금부터 더 큰 기회

 

TV로직 이경국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방송국 연구원 경력을 가진 기술자 출신 CEO다. 그만큼 방송과 제품에 대한 이해가 깊고, 현장의 요구사항(Needs)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는 TV로직을 고가의 외산 방송장비가 지배하던 한국의 방송기기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올린 선도적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방송용 모니터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 뿐아니라 품질 경쟁력도 인정을 받는 기업으로 인지도를 얻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OLED 모니터나 4K 모니터, XVM 모니터 등에서 보듯이 이미 TV로직은 세계 최초,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저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2K급 고화질 HD 영상으로 뉴스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오락 프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보면 미국, 일본, 한국, 그리고 유럽의 일부만이 HD를 즐기고 있을 뿐 아직 대부분이 SD 화질을, 그것도 아날로그로 시청하고 있다. 올해 미국부터 시작하여 향후 10년간 전세계가 하나 둘식 HD로 전환해 나갈 것이고, 3D 관련 비지니스도 급격히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 큰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이다.

 

TV로직도 이 좋은 기회를 맞이하여 향후 방송기기 시장의 정상에 오르기를 기대한다. 이제 한국산 모니터 없으면 HD방송 못 만들겠다는 그런 말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TV로직 이경국 대표

 

보도 - 모니터 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