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구글이 웹브라우저 시장에 전격 진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모질라재단과의 3파전이 시작된 가운데 각 제품에 대한 이용자 평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용자 평가는 종전에는 보안성과 웹표준 준수 여부 등에 초점을 맞췄으나 최근 신제품들이 이들 조건을 모두 일정 수준 이상 충족시키자 웹사이트를 읽어오는 속도와 부가기능의 다양성, 편의기능 등이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파이어폭스, 오픈 소스 대표주자..응용프로그램ㆍ보안성 강점 =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가 MS의 독점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오픈소스 웹브라우저라는 강점이 가장 컸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오픈소스는 프로그램 코드를 공개, 누구나 이를 이용해 새로운 부가기능을 더하거나 응용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 공개 협업 지침을 말한다.
최근 발표된 새 버전인 파이어폭스3 역시 오픈소스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많은 이용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세계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파이어폭스와 결합시키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일반 이용자 또한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웹브라우저를 꾸미는 등 다양성과 개방성은 경쟁 제품을 압도한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파이어폭스는 웹브라우저의 개념을 단순히 웹 서핑 도구를 넘어 인터넷 플랫폼으로 확장시켰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 비해 웹페이지를 읽어오는 속도가 빠른 것 또한 파이어폭스의 인기에 날개를 달아줬다. 특히 새 버전은 기존 버전에 비해서도 2배 가량 속도가 빨라져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또다른 장점으로 평가되는 강력한 보안성은 국내 이용자에게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사이트나 은행 등 금융권 사이트는 대부분 MS의 인터넷 자료 배포 툴인 액티브X를 채택하고 있는 탓에 보안 취약성을 이유로 이를 배제한 파이어폭스에서는 페이지를 열어볼 수 없다.
◇크롬, 최고 속도에 검색기능 결합 = 구글이 크롬을 발표하자 업계와 이용자들은 일제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이용자 환경(UI)이 간결하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IT 전문사이트 씨넷(www.cnet.com)의 성능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크롬은 경쟁 제품에 비해 2~3배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기로는 정평이 난 파이어폭스보다도 더 빠르다는 게 모든 이용자의 일관된 평가다.
속도만큼이나 화면도 간결하게 구성돼 웹사이트 창이 커진 점 역시 이용자로부터 호평받는 부분이다.
주소창에 검색 기능을 결합한 것 또한 크롬의 장점이라는 평가다.
기존 인터넷 주소창에서는 웹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주소가 있을 경우에만 이동이 가능했지만 크롬에서는 일치하는 주소가 없을 경우 대신 구글의 검색 결과를 자동으로 보여준다. 네이버와 다음, 엠파스 등 국내 포털의 검색 결과를 선택할 수도 있어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이밖에 새 화면을 열 경우 자주 가는 사이트가 9개까지 표시되는 기능 또한 기존의 '즐겨찾기' 기능에 비해 오히려 편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파이어폭스와 마찬가지로 액티브X가 지원되지 않는 것은 국내 이용자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구글은 국내에서 액티브X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이용자 불편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익스플로러, 편의기능 강화로 속도 보완 = 파이어폭스와 크롬의 협공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새 버전인 IE8에서 시스템을 대폭 뜯어고치고 사용자 환경과 편의기능을 강화하며 반격에 나섰다.
아직까지 한글판 다운로드는 시작되지 않아 실질적인 체감 속도에 대한 평가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단순히 웹사이트를 읽어오는 속도 측면에서 경쟁 제품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대체적 분위기다. MS가 IE8이 이전 버전에 비해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고 밝혔지만, 숨은 의미를 살펴보면 '빠르다'의 의미가 다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MS의 한 고위 관계자는 "IE8에서 최우선 순위는 속도가 아니라 사용자 환경"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즉, 새 버전에서는 이용자의 일반적인 조작을 자동화하는 등 사용자 환경과 편의기능을 강화, 결과적으로는 이용자가 더욱 빠른 웹서핑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IE8에서는 액셀러레이터 기능을 통해 화면에서 단어와 문구를 클릭만 해도 사전과 번역, 지도, 블로그 등 관련 정보를 바로 찾아볼 수 있으며, 웹 슬라이스 기능으로는 웹사이트의 특정 부분만 선택, 수시로 업데이트된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는 등 기존 수 차례의 조작이 필요한 작업을 대폭 간소화했다.
특히 이용자들은 IE8이 웹표준을 준수하기로 한 데 대해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용자들은 제품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만, 적어도 크롬의 출시와 파이어폭스의 약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혁신을 계기로 웹브라우저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이용자 후생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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