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3일(현지시간) 인터넷포털 업체 야후의 인수를 포기했다.
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야후 CEO 제리 양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MS측은 총 425억 달러 규모였던 당초 제안가를 약 50억 달러 가량 높인 주당 33달러에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야후는 최소 주당 37달러는 받아야 한다고 고집해 협상이 결렬됐다.
발머는 "제안가를 대략 50억 달러나 높이는 등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야후는 우리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숙고한 결과 우리는 야후의 요구 사항이 사리에 어긋나며 따라서 인수 제안을 철회하는 것이 MS의 주주와 직원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야후의 로이 보스톡 회장은 처음 협상을 시작할 당시부터 MS가 야후의 가치를 지나치게 평가절하해 왔다면서 협상 결렬을 오히려 반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야후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양 또한 "MS의 쓸데없는 제안이란 방해요인이 사라짐에 따라 우리는 모든 에너지를 회사 설립 이래 가장 중대한 변화를 일궈내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쏟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야후가 스스로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5일 나스닥이 개장하면 야후의 주가가 현재의 70% 수준인 주당 20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야후가 주주들과의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디지털 매체 자문업체 클리어미도우 파트너스의 설립자 조던 로한은 "야후 경영진과 이사진은 자신들이 가진 카드를 과대평가했다. 주주들은 속임수에 걸려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고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솔레일 증권의 수석 분석가인 로라 마틴 또한 "야후 친구들은 너무 많은 돈을 원했다. 경제 환경의 악화와 불리한 광고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우리는 주당 33달러가 적절한 가격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MS의 야후 인수 포기는 협상에서 보다 나은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인 BEA시스템과 인수가격을 두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이던 세계 3위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은 지난해 10월 인수포기를 선언했고 BEA시스템의 주가는 6%나 떨어졌었다. 오라클은 결국 지난 1월 BEA시스템을 85억달러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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