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다 막혀" 복개구조물 공사 내년 6월까지
“아니! 이게 뭐야!” 목동에 사는 A씨는 언제나처럼 용산 전자상가에 가기 위해 여의도를 지나 원효대교를 타려고 했다. 하지만 다리에 올라서기도 전에 꽉 막힌 도로를 만나야 했다. 오도가도 못하는 다리 위에서 A씨는 40분이 지나서야 용산 전자랜드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용산 국민은행 사거리부터 전자랜드 앞까지 이어지는 도로 공사 때문이다. 이 공사 때문에 국민은행 사거리는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왕복 4~5차선의 도로를 막고 양방향 2개 차선만 열어두는 바람에 가뜩이나 막히는 이 길이 더 큰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용산 전자랜드 부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공사는 ‘옥천 복개 구조물 개축공사’로 서울시 도로기반시설본부에서 주관하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용산 원효로 욱천 고가 부근 밑으로 설치된 욱천 복개구조물을 개축하는 공사다. 기존 복개 구조물이 민간 사업자에 의해 설치된 지 40년의 시간이 흘렀으며, 안전 진단시 붕괴 위험 수위인 ‘D’ 판정을 받아 불가피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도로기반시설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 구간은 서울시의 안전정밀진단시 ‘D’ 판정을 받은 구간으로 붕괴의 위험이 상당히 높은 곳이기에 빠른 개축이 필요하다”라며, “공사 시일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 구간마다 각자 다른 업체를 투입하는 등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공사는 내년 6월말까지 1년여 간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하니 기나긴 비수기를 지나 연말 성수기를 기다리던 상인들 뿐 아니라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도 답답함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팍!팍! 뛰는 환율, 제품 가격은 못 올려
이번 주 들어 급격히 오르고 있는 환율도 시장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절대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CPU나 메모리 등은 벌써 가격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을 쉽게 조정할 수 없는 노트북,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유통사들도 고민이 적지 않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제품 수입에 대한 부담은 커지지만 그에 따른 환율 인상분을 모두 가격에 녹여내는 것은 불가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유통사들이 곧 약간의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지만 대체로 이윤 폭을 줄여 가격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율이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에 따라 제품 값을 자주 올릴 수 없는 업체들은 얼만큼 조정해야 하는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부분은 성능을 개선한 신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차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사들만 골머리를 썩는 것은 아니다. PC 케이스를 수출하는 한 업체는 수출량이 많아 환차익을 볼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실제 제품의 생산을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그만큼 생산 단가도 환율에 따라 오르고 있어 오히려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갑작스런 환율 상승에 수입, 물류비는 오르지만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어 이윤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용산 업체들 또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으로 뒤숭숭, 임시 휴업도 불사…
이런 상황에서 용산 전자상가에 소프트웨어 단속까지 덮쳤다. 대부분의 PC 매장들이 조립 서비스를 하면서 예전처럼 운영체제를 비롯해 각종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설치해주는 사례는 거의 사라졌지만 작고 영세한 매장에서는 손님을 놓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불법 소프트웨어 설치를 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몇몇 업체들이 이번 단속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속에 휘말릴 것을 걱정한 일부 매장들은 가게 문을 닫기도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조립 PC에 대한 수요는 날로 줄어들고 PC 뿐 아니라 노트북, 가전 제품 등의 이윤이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데까지 밀려나고 있는 용산 컴퓨터 시장. 좋은 소식이 기다려지지만 모두의 마음이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다나와 최호섭 기자 notebook@danawa.com
다나와 홍진욱 기자 honga@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