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3D 방송 설문 조사 결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5월 19일부터 7월 12일까지 실시된 지상파 3D 방송을 시청한 일반인(101명) 및 전문가(40명)를 대상으로 시청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며 그 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하였다.
방통위는 "이번 설문으로 지상파 3D 방송에 대한 일반인 및 전문가의 호감도 및 향후 이용 여부, 그리고 어지럼증과 같은 생체 영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는데, 보도자료의 전반적인 내용은 3D 방송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 보다는 긍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한 느낌이었다. (아래 보도자료 참조)
이에 방통위가 공개한 설문조사 통계를 보다 세밀히 분석해 드리도록 하겠다.
1. 3DTV에 대한 호감도 조사
일반인은 약 75%가 높은 호감도를 나타낸데 비해, 전문가들은 약 40% 정도만이 높은 호감도를 나타내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전문가들의 경우 3DTV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가 높고, 화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2. 입체감의 정도
3DTV의 생명인 입체감에 대한 느낌도 일반인과 전문가 사이에 차이가 컸다. 일반인의 경우 약 76%가 입체감이 높다고 답했으나, 전문가들은 약 28% 정도만이 입체감이 높다고 답했다.
3. 3DTV 품질
3DTV의 (3D) 품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일반인들은 약 71% 정도가 높은 만족감을 표시하였으나, 전문가들은 30% 정도만이 만족스러워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상 3개의 질문에서 일반인들은 3/4 정도가 3DTV에 대한 호감도도 높고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문가들의 경우 일반인의 절반 정도인 30~40% 정도만이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4. 3DTV에 대한 흥미도
흥미도 조사에서는 일반인들은 약 75% 이상이 높은 흥미도를 표시했는데, 전문가들 역시 약 53%에 육박하는 높은 흥미도를 보였다. 이는 전문가들이 현재의 3DTV 화질에 대해서는 아직 만족하지 못하지만, 3D 자체에는 흥미를 가지고 있고 향후 기대하는 바도 큰 것으로 보인다.
5. 향후 3D 방송서비스 이용의향(일반인), 고화질 3DTV 실험방송 기대도(전문가)
일반인들의 약 63%가 향후 3D방송을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전문가들의 경우 고화질 3DTV 방송에 대해서는 약 80%가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6. 3D 방송 시청시 어지럼증
하지만, 3D 방송 시청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반인의 약 35%가 어지러움증을 심하게 느꼈으며, 전문가들도 약 33%나 어지러움증이 심하다고 호소하였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사람까지 합치면, 어지러움증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전체의 1/5 정도에 불과하였다.
다시 말해서 어지럼증은 있었지만 견딜만 하다는 응답이 41 ~ 48%였고, 어지럼증이 많다는 사람은 32~35%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3D 방송이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테레오 스코픽 방식의 3D 영상은 착시현상을 이용한 것이므로 인간의 뇌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 방송사와 TV 제조사들은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7. 3D 방송 시청시 이중상
크로스토크(Xross-Talk)라 불리는 이중상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일차적으로는 TV나 컨텐츠 자체에서 만들어 내는 문제이다. 일반인과 전문가 공히 이중상을 느끼지 못한 사람은 30% 이하에 불과하고, 매우 심각하게 느낌 사람들도 20~30%나 된다. 이중상은 3D 입체감을 저하시킬 뿐아니라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어지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3DTV 최대의 난제라 하겠다.
문제는 이같은 이중상이 반드시 TV나 컨텐츠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팔이나 다리가 2개씩 있지만 그 길이나 두께, 운동능력이 동일하지 않듯 인간의 양 눈도 시력이나 동작에 있어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 이에 따라 사물을 볼 때 양 눈이 인식하는 크기나 위치, 정밀도, 시차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3D 컨텐츠나 TV가 완벽하게 작동하더라도 인간은 이중상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보다 자세한 기사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
8. 3D 방송 시청시 눈의 피로
앞서 설명한 이중상도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중요한 요소인데, 이 외에도 깜박임(Flicker)나 LCD 화면과 3D 안경의 느린 응답속도로 인한 화면의 정밀성 저하, 휘도 저하, 안경 착용의 불편함, 컨텐츠 자체의 깊이감 문제 등 3D 컨텐츠를 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아래의 설문결과에서 보다시피 눈의 피로가 없다는 사람은 일반인 14%, 전문가 2.5%에 불과하고, 피로도가 높다는 사람은 50% 내외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미 알려져 있는 3DTV의 문제점을 좀더 객관적으로 제시한 것인데, 장시간 시청에 따른 피로감 문제와 어린이들에 대한 시청 주의에 대해 보다 강화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9. 3D 방송 시청시 안경착용 불편감
마지막으로 안경 착용에 대한 불편감에 대한 설문인데 일반인과 전문가 공히 50% 이상의 사람들이 불편감을 호소하였다. 현재로서는 무안경 방식의 3DTV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는 없지만, 이러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입체 영상을 보겠다는 시청자들이 크게 늘 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앞선다.
※ 결론 : 3DTV, 신기하고 재밌지만 위험하다?
방통위에서는 위의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지상파 3D 방송, 시청자 관심과 호응 높아'라는 제목으로 긍정적인 보도자료를 뿌렸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번 설문결과는 '3DTV, 신기하고 재밌지만 위험하다'라고 해야 맞다고 본다. 최소한 '흥미롭지만 피곤하다'라고 해야 설문결과를 제대로 대표할 수 있다고 본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일반인과 전문가 그룹 모두 3D방송을 흥미롭게 생각했고 기대감도 크다. 하지만, 어지럼증이나 눈의 피로감, 안경 착용의 불편함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하반기에 2중 스트림 방식이 시작되어 화질이 개선되면 조금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3D 구현 기술 그 자체에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따라서, 방송사와 TV 제조사들은 현재의 3D 구현 방식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일차적으로는 이 문제들이 끼칠 수 있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인지시켜야 할 것이다. 문제를 개선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이렇게 방통위의 보도자료와 같이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고 부정적인 면을 애써 외면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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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방통위, 3D 방송관련 설문조사 보도자료 원문
“지상파 3D 방송, 시청자 관심과 호응 높아”
지상파 3D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은 관심과 호감이 높은 반면, 어지럼증 등 불편감도 적지 않아 향후 3D 방송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지난 5월 19일부터 7월 12일까지 실시된 지상파 3D 방송을 시청한 일반인(101명) 및 전문가(40명)를 대상으로 시청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설문으로 지상파 3D 방송에 대한 일반인 및 전문가의 호감도 및 향후 이용 여부, 그리고 어지럼증과 같은 생체 영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75% 이상이 이번에 실시한 지상파 3D 방송에 대해 호감 및 흥미를 느낀다고 답했다. 호감이 가지 않거나 흥미가 없다는 답변은 각각 10%, 9% 이내였다. 입체감에 대해서는 76% 이상이 뛰어나다고 응답하였으며, 입체감이 별로 없다는 답변은 1.3%에 불과하였다. 시판중인 3DTV의 품질을 묻는 항목에서는 71.3%가 품질이 매우 좋거나 좋다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3D 방송의 생체영향성과 관련한 항목에서는 15~30분 시청 시간동안 어지럼증, 이중상, 눈의 피로, 안경착용의 불편감 등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의 30% 정도는 어지럼증 및 이중상을 느꼈으며, 눈의 피로, 안경착용의 불편감을 나타낸 시청자는 50% 내외로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는 일반인 설문조사와는 달리 40%만이 이번에 실시한 3D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으며, 67.5%가 보통 수준의 입체감을 느꼈다고 답변하였다. 3DTV 품질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70%가 좋거나 보통으로 느꼈다고 답변하였으며, 이번 3D방송 흥미도에 대해서는 약 52%가 흥미로웠다고 한 반면,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12.5% 정도로 나타났다.
두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3DTV 및 시범방송에 대한 호감도 및 흥미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이 전문가보다 3D 영상을 접할 기회가 적어 3D 영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작용하였다고 해석되며, 이와는 반대로 전문가들은 3D 영상 및 기술에 대해 비교적 엄격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에 실시한 지상파 3D 방송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side-by-side 방식*의 SD급 3D영상임에도 불구하고 호감 및 흥미도가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오는 10월에 실시하는 실험방송은 dual-stream 방식**의 HD급 고화질 3D 방송으로서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번 지상파 3D 방송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3D 시청에 따른 불편감이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방통위는 이미 지난 5월 “3D 시청 안전성 협의회”를 구성하여 3D 영상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안전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편, 본격적인 고화질 3DTV 실험방송에 앞서 방통위는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가 참여하는 ‘고화질 3D 방송 및 시청 안전성 세미나’(가칭)를 9월 중 개최하여 3DTV 실험방송 추진 경과 및 국내외 3D 업계 최신 동향, 그리고 3D 시청 안전성 연구 결과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 side-by-side 방식 : 3DTV를 통해 SD급으로 3D 방송을 시청할 수 있으며, 일반 DTV에서는 화면이 반으로 분할되어 보임
** dual stream 방식 : 3DTV를 통해 HD급으로 2D/3D 방송을 선택적으로 시청 가능하며, 일반 DTV에서는 HD급 2D 영상을 시청 가능
보도 - 모니터 포유